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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메일] 밑바닥 인생경험이 가르쳐준 '기부의 의미'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5-01-22 HIt. 1762

쓰레기처리시설은 대표적인 혐오시설이다. 이런 시설을 운영하는 회사는 인근 주민들과 원만한 관계를 맺어야 한다. 그래야 민원이 발생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주변 마을과 학교에 기부하는 사례는 흔하다. 이태희(52) 진주산업 회장은 폐기물소각사업에 비교적 일찍 눈을 떴다. 그도 초기엔 사업상 이유로 기부를 했을 것이다. 하지만 사세가 커지면서 기부가 다양해지고 단위가 커졌다. 외형이 300억원인 지방중소기업에서 매년 1억원씩 꾸준히 쾌척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더구나 지난 21일에는 부부가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에 가입하기도 했다. 이정도면 나름대로 기부철학이 있을 것이다. 그는 젊은시절 고물장사를 할때 공사현장에 버려진 못을 일일이 주워서 팔 만큼 '고생의 의미'를 아는사람이다. 여러 직업을 전전하고 돈되는 폐자재 수거를 따내기위해 경쟁업체와 뜨거운 각축을 벌일정도로 '거친인생'도 살았다. 기부에 대한 그의 생각과 사업가로서 포부를 들어보았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이 회장은 매년 지역사회와 모교에 상당한 액수를 기부하고 있다. 연간 얼마나 하는가. 

"대략 1억원씩 기부하는 것 같다. 지난 1월6일 지역사랑나눔 실천을 위한 협약을 체결해 매년 3천만원씩 10년간 3억원을 내기로 했다. 또 2013년엔 모교(운호고)에 매년 2천만원씩 10년간 2억원을 기탁하기로 약속했다. 이밖에 청주시 북이면 복지회와 공장인근인 북이면 석성초 등 다양한 경로로 기부를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회사가 성장하는 만큼 기부를 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 회장은 21일 부인 남문숙(44)씨와 함께 1억원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 23호 회원과 24호 회원으로 각각 가입하기도 했다. 이들은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의실에서 열린 가입식에서 각각 1천만원씩 2천만원을 내고 5년간 1억원을 기부하겠다는 약정에 사인했다.)

▶모교에 매년 2천만원씩 기부하는 것은 잘나가는 기업인이라고 해도 쉽지 않은 결정이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운호고에 기부한 것은 2년전부터다. 열악한 환경에서 공부하는 후배들을 모두 도와주기는 힘들지만 역경속에서 공부하는 '목마른 학생들의 갈증해소'에는 도움이 될것이라고 본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 체육특기자, 명문대 진학을 원하는 인재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해 꿈과 용기를 주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했다."

▶지난해 부친께서 돌아가신 것으로 알고 있다. 거액을 기부하는 것을 보고 부잣집 자제라고 보는 사람도 있다. 어린시절 가정환경은 어땠나.  

"아버님은 30여년간 경찰관으로 재직하면서 수사·정보과장 등을 역임하셨지만 워낙 청렴하신 분이라 모아둔 재산은 없어 13년간 독신자 아파트에 사시다가 지난해 작고하셨다. 박봉에 3남3녀를 키우면서 얼마나 고생하셨겠나. 학창시절에도 용돈을 타쓴 기억이 없다. 결혼할때 사글세방 얻을 돈이 없어 큰형네집에서 얹혀 살았다. 한때 아버님을 원망하기도 했다. 먹고 살아갈 걱정에 갓난아이를 끌어안고 잠을 못이룰만큼 힘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버님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내가 모든걸 스스로 해결하고 홀로서기 할 수 있도록 힘을 주었기 때문이다."


▶맨손으로 사업체를 일구면서 어려움도 많았을것 같다. 

"20대 중반부터 안해본 일이 없다. 지방신문사에도 잠깐 근무했고 택시운전도 했으며 건설현장 노무자로도 일했다. 고물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 청주시 율량동에 보증금 500만원, 월세 80만원을 얻어 고물상을 차렸다. 그리고 고철을 수집하러 트럭을 타고 전국을 떠돌았다. 젊은나이에 부산에서 고물을 줍다가 박스줍는 할머니와 싸우기도 했다. 이후 고물이나 고철을 줍더라도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 것이 외환위기가 시작됐던 1997년이다. 타업체와 컨소시엄으로 한국교통공단으로 부터 부산지하철공사현장 고물처리를 18억6천만원에 계약을 맺었다. 대전철도청 불용자재처리를 맡은데 이어 광주 하남공단 대우모터 고철처리를 따내면서 사세가 급격히 커졌다. 지역이 우물안이니 시각을 넓혀 전국을 무대로 돌아다닌 것이 주효했다." 

▶계열사도 몇곳이 있는것 같은데 전체 외형이 어느정도 인가. 

"2001년 쓰레기소각장으로는 지역에서 처음 시작했던 진주산업을 모기업으로 진주테크와 충주첨단산업단지 매립장을 운영하는 아세아테크(주), 청주시 옥산산업단지내 신재생에너지 공급회사인 (주)엔이터 등 4개회사에 직원은 200여명이고 연간 매출액이 300억원 규모다." 

▶기부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언제부터인가. 

"사업을 시작하면서부터 기부에 대한 관심을 가졌다. 진주산업 공장이 위치한 북이면 석성초에 연간 200만원 15년간 장학금을 기탁했다. 회사의 규모가 커지면서 지난 2013년부터 기부금의 규모가 커졌다, 기부는 기업의 사회적인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잘나서 회사가 성장한 것은 아니다. 지역사회에서 많이 도와줬기 때문이다. 기부를 통해 음지에 있는 분들에게 작은 용기를 주고 싶다." 

▶기부를 많이 하는데 직원들의 급여와 복지는 경쟁업체에 비해 어떤가. 직원들의 불만은 없는가.

"대기업에 비해서는 적겠지만 동종업계보다는 낫다. 공장 일반직원 연봉이 2천600만원이며 본사에는 3천만원을 넘게 준다. 중소기업치고는 최고대우를 해준다. 확실한 것은 직원들이 도와주지 않으면 회사가 성장할 수 없다. 이점을 늘 생각하고 있다." 

▶이 회장은 2년전 충북우수중소기업연합회의 혁신사관학교에도 2박3일간 직원들과 함께 입교한 것으로 알고 있다. 직원교육에도 관심갖고 있는가. 

"경영현장에서 뛰다보면 트랜드가 늘 변하는 것을 느낀다. 이 때문에 교육을 통해 미래를 준비한다는 마음으로 직원들과 함께 혁신사관학교에서 교육을 받았다. 무엇보다 회장이 직접 가면 직원들이 불편한점도 있겠지만 분위기가 달라지는 것 같다."
 

▶자녀에겐 용돈을 얼마나 주는가. 

"1남1녀를 두고 있다. 모두 대학생이다. 지금은 용돈을 거의 안준다. 어린시절부터 아이들이 저금통에 돈이 모이면 기부하도록 했다. 아이들에게 용돈을 많이주면 바보된다. 우리 아이들은 아르바이트도 하고 장학금도 탄다." 

▶기부는 가정교육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 같다. 자녀들과 기부에 대한 대화를 많이 나누는가.

"아이들이 어렸을때부터 기부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혜능원에 가서 아이들과 함께 봉사활동도 하고 기부도 했다.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 산다는 마인드, 남을 배려할지 모르면 사회적으로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한다."  



▶미국의 대표적인 금융투자가 워렌버핏은 기부를 많이 한것으로도 유명하지만 자녀들에겐 재산중 극히 일부만 주고 나머지는 사회에 환원키로 했다. 이 회장은 이에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가.

"아직은 반반이다. 재산의 많은 부분은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생각도 하고 있지만 자식이 경영할 능력이 있다면 회사는 물려줘야 하지 않겠나. 지금은 아직 할 일이 많다. 나중에 결정할 문제다."

▶모 중견기업인은 수천억원을 사회에 환원했다가 가족간에 송사가 빚어지기도 했다. 거액의 기부를 꾸준히 하려면 가족도 이해해야 할 것 같은데. 

"아이들은 아직 어리니까 아내의 마음이 중요할 것 같다. 처음엔 왜 반대가 없었겠나. 남도 아니고 형제에게 과도한 도움을 주는 것도 싫어할 수 있다. 더구나 아내에겐 생활비도 넉넉히 주는것도 아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내가 기부하는것에 대해 이해하고 인정해준다." 

▶우리나라는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로 선진국문턱에 있지만 기부문화는 아직 후진성을 면치못하고 있다. 기부문화 확산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가. 

"두가지에 대해 얘기하고 싶다. 먼저 기부가 장려될 수 있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한다. 세금문제가 동반하기 때문이다. 또 사회적인 인식도 변해야 한다. 나라고 돈이 많아서 기부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일부에선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이 있고 심지어 멀쩡하게 잘살면서 기부할 돈이 있으면 나도 도와달라고 찾아오는 지인들도 있다. 하지만 기부는 필요하다. 요즘 양극화현상이 심해졌다고 하는데 기부는 나눔의 문화를 확산시키고 사회화합에 기여한다고 생각한다." 

그는 빚이 1천억원쯤된다고 했다. 폐기물을 소각해 발생한 열로 증기를 공급하는 신재생에너지사업으로 확장하면서 충주와 청주옥산 등지에 신규 공장을 설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LG화학 오창공장도 이 회사로부터 시간당 70t의 에너지를 공급받아 연간 20%의 LNG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고물장사로 시작해 폐기물소각장공장, 신재생에너지사업으로 뻗어가고 있지만 그만큼 리스크도 안고 있다. 그는 자신의 사업분야에 관한한 '돈의 흐름'이 보인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만큼 회사의 미래에 낙관적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기업은 생물같다. 그만큼 미래예측이 쉽지않다. 다만 기부를 통해 회사의 존재이유를 보여준다면 다른 기업인의 본보기가 될만하다.

/ 논설실장·대기자 

2015년 01월 22일 (목) 22:27:16 지면보기 12면

http://www.jb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633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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